“어머니 죄송합니다…” 불난 집 홀로 고립된 할아버지 구조하려다 결혼식 고작 4개월 앞두고 눈물겨운 사연이 들려왔는데…

김제에 위치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할아버지를 구조하다가 순직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전북도청장(葬)으로 9일 엄수됐습니다.

성 소방교의 운구 차량이 이날 오전 10시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들어서자 정복을 입은 동료 소방관들이 도열해 맞았습니다.

운구행렬 뒤로 유가족들이 “내, 공일아!”를 울부짖으며 뒤따랐습니다.

고인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장송곡을 뚫고 강당 전체를 울려 추모객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이날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묵념과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한병도·이원택·오영환 의원,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김관영 전북도지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이 참석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살갑고 늠름했던 고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영결식 내내 목 놓아 울었습니다.

대통령의 조전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대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슬픔에 잠겼을 유가족과 동료를 잃은 소방관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화재 현장에서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불길로 뛰어들었던 고인의 정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조전을 올렸습니다.

장례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은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소방관이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이 되길 희망했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그 꿈을 이룬 만큼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랐다”며 추모했습니다.

 

 

이어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마음에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두 번 다시 소방관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은 눈을 질끈 감거나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습니다.

동료 대표로 조사를 낭독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이정환 소방사는 “지난해 광주소방학교 신임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났을 때 총명하고 열정적으로 교육에 일하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게 소방관의 책무라지만 젊은 나이에 이렇게 홀연히 떠날 줄 몰랐다”며 울먹였습니다.

이어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화재현장에서 보여줬던 너의 고귀한 정신을 남아있는 우리들이 영원히 가슴에 새기며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울먹였습니다.

영결식을 마친 유족들은 쓰러지듯 오열하며 운구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지고 장송곡의 소리가 줄어들자 장례식장은 다시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전주 승화원에서 화장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