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늙고 비록 치매 걸려도 내가 너는 꼭 기억해 백구야” 목숨 구한 할머니와 10개월만에 상봉한 기적같은 소식…

“내가 늙고 비록 치매 걸려도 내가 너는 꼭 기억해 백구야” 목숨 구한 할머니와 10개월만에 상봉한 기적같은 소식…

 

1년 전 미국 CNN에 ‘한국의 의견’으로 소개된 백구와 백구의 보은으로 기적적으로 생존한 91세 치매 할머니가 헤어진 지 10개월 만에 상봉했다.

할머니의 딸인 심금순씨(66)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충남 아산의 모 병원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백구와 20분 남짓 애틋한 만남을 가졌다.

오랫동안 할머니가 백구를 만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1월 무렵 건강 악화로 충남 아산의 한 요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부터다. 코로나19로 요양원 면회가 허용되지 않은 탓에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할머니를 만난 백구는 연신 꼬리를 흔들었고, 할머니는 ‘흰새야’를 부르며 부둥켜안았다.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였다. ‘흰새’는 할머니만의 애칭이다.

 

 

2021년 8월 25일 새벽 5시께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에 거주하는 당시 90세 할머니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치매를 앓고 있던 노모는 전날 밤 11시 무렵,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 집에서 나와 홀연히 사라졌다.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몸을 지탱한 채 겨우 한 걸음씩 옮겨가던 할머니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졌다.

할머니를 한집에서 모시고 살았던 딸 심 씨가 아래채 방에 주무시던 할머니가 사라진 걸 알게 된 건 3시간쯤 뒤였다. 금순 씨는 천둥과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고 한다. 밖을 살피러 나온 심씨는 창문과 방문이 활짝 열려 있는 건너편 할머니 방에 시선이 멈춰 섰다. 평소 치매를 앓고 있어서 늘 신경이 쓰였는데 하필 장대비 속에 집을 나서다니,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곧 백구도 함께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남편과 함께 손전등을 들고 비가 퍼붓는 거리를 3시간 동안 헤맸어도 도무지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새벽 5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마을을 수색했으나, 할머니를 찾는 데 실패했다. 실종 둘째 날 마을 주변을 의용소방대와 방범대 등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으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다급해졌다. 신속히 구조하지 못하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홍성소방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투입됐다.

 

이 때 한 경찰관의 직관력이 발휘됐다. 할머니와 1.5㎞가량이나 떨어진 농장의 CCTV에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확인한 것이다.

이윽고 실종 추정 40여 시간 만에 작은 생체 신호가 열화상 탐지용 드론에 잡혔다.

신호가 잡힌 곳은 마을을 통과하는 2차선 도로 건너편의 물이 차오른 논이었다. 열화상 드론에 잡힌 생체신호는 다름 아닌 벼가 무성하게 자란 논 가장자리에 쓰러진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던 백구였다. 백구가 아니었다면 저체온증 상태인 할머니의 체온으로는 열화상 탐지기에 잡힐 리 없었다.

 

 

할머니는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딸 심 씨는 “백구 온기로 어머니를 지켜 추운 이틀 밤을 견딜 수 있었다는 생각만 해도 감동스럽다”며 “분명 백구를 보살펴 온 어머니에게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 큰 개에 공격당한 백구 보살펴준 할머니에 효심

 

 

백구는 구조 당시 소방대원들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 구조대원들이 들것으로 할머니를 옮기려 하자 주인을 지키겠다는 충견의 면모를 드러낸다.

백구는 떠돌이 유기견이었다. 심씨가 백구를 발견했을 때, 백구는 큰 개의 공격을 받아 배를 물려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모녀는 백구를 정성껏 치료하며 극진히 보살폈다.

백구는 자신을 살려준 할머니를 유난히도 잘 따랐다. 할머니가 홀연히 집을 나선 칠흑 같은 밤에도 곁을 떠나지 않았고, 논에 빠져 저체온증의 생사기로에서도 백구는 할머니의 체온 유지에 필요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백구의 보은을 계기로 홍성군은 의견의 고장임을 부각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홍성에는 주인이 잠든 언덕에 불이 나자 온몸에 물을 묻혀 주인을 구한 역재방죽 의견 설화와 함께 의견비가 세워져 있다.

 

 

 

홍성군은 은혜 갚은 백구의 보은을 계기로 올해 안에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부터 유기동물보호입양센터를 짓는다. 또 반려견과 함께하는 놀이시설까지 체계적인 동물 보호 시스템을 갖춘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건립하며 ‘의견의 고장’ 알리기에도 나선다.

충남서 지난해 백구를 대한민국 첫 ‘명예119구조견’과 ‘명예소방교’로 임명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가 만든 감동을 칭찬하며 주인을 충심으로 사랑하는 행동 그 이상으로 지극한 효(孝)와도 같다고 칭송했다.

이어 그해 9월 미국 CNN방송은 ‘주인의 생명을 구한 견공이 한국 최초 명예 구조견으로 선정됐다’는 제목으로 백구의 사연을 전했다. CNN은 “용감한 4살짜리 견공 백구는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뉴스1’ 취재 과정에서 지난해 실종 당시 할머니 수색 책임자였던 윤종혁 서부결성파출소장(당시 홍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팀장)이 지난 1일 할머니가 거주했던 주택을 방문해 백구를 만났다.

그는 “당시 경찰 동료가 1㎞ 넘게 떨어진 도로 맞은편 축사 일대를 찾아보자고 해서 드론을 띄웠는데, 백구의 온기가 열화상 탐지에 잡혀 할머니를 구출할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백구가 할머니의 은혜를 갚은 거다. 백구가 할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보시면 좋은 글>
공백란
👉 무직자 분들 대상으로 정부지원금을 또 지급한다고 합니다.
공백란
👉 각종 정부지원금 신청 및 조회 바로가기
공백란
👉 숨은 정부지원금 조회 및 신청하기, 장려금, 각종 수당금 조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