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들이 죽었는데 손자라도 내가 열심히 키워야지” 14년간 손자를 야채 팔며 홀로 키운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오열한 이유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이 멀쩡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모든 사건의 전말을 접한 후 큰 충격을 받아 두 손에 들고 있던 채소를 떨어뜨렸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년 동안 홀로 손자를 키워온 할아버지 왕 시우데(Wang Xiude)의 사연을 전했다.
중국 후베이성 샹양(Xiangyang) 지방에 살며 채소를 키워 생업을 이어가는 농부인 왕 할아버지는 지난 2003년 9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결혼한 후 외국에서 생활하던 막내아들 왕 지웬(Wang Zhiwen)이 폐에 치명적인 염증이 생겨 돌연사했다는 것이었다.
왕 할아버지는 그해 명절에 전화하며 수화기 너머로 안부를 묻던 막내아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얼마 후, 며느리는 손자인 통통(Tong Tong)을 데리고 집에 들렀다. 며느리는 “사정이 좋지 못해 잠시 동안만 통통을 돌봐달라”고 부탁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때부터 왕 할아버지는 직접 키운 채소를 시장에서 팔아 돈을 벌면서 손자를 키웠다. 부쩍 건강이 쇠약해졌는데도 손자를 위해 농사일을 멈추지 않았다. 왕 할아버지의 정성으로 손자 통통은 건강히 성장해 대학교에 진학했고, 값비싼 대학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왕 할아버지는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갑자기 아들이 죽었는데 손자라도 건강히 키워야지”라며 “손자를 보면서 아들 생각을 해. 아들한테 잘해주지 못한 기억이 떠오르면 눈물도 나고”라며 아들을 추억했다.
그러던 중 왕 할아버지는 우연히 손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자가 막내아들 왕 지웬과 연락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실 막내아들 왕 지웬은 죽지 않았으며 오히려 멀쩡히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왕 지웬은 부모를 부양하고 병원 치료비, 생활비 등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싫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들 통통을 키우는 일도 돈이 많이 들고 힘들다고 생각했다. 이에 자신의 아내와 “아버지에게 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연락을 끊어버리자. 통통도 아버지에게 맡겨 키우면 일석이조다”라며 계략을 짰다.
이후 14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낸 왕 지웬은 아들이 대학교까지 진학할 정도로 성장하자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왕 할아버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과 분노, 상실감에 사로잡혀 초점 없는 눈빛으로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의 수많은 사람들은 왕 지웬을 보고 천인공노할 불효자라고 나무라며 분노했다. 현재까지 왕 할아버지가 손자 통통과 함께 생활하는지, 사건 이후 막내아들 왕 지웬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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