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니까 너무 좋다”
1976년
외할머니와 남대문시장으로 외출을 나갔다가 실종된 세 살배기 여아.
이 여아는 47살의 중년이 되고 나서야 마침내 친모를 만날 수 있었고, 이러한 소식은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말았습니다.
1976년 12월, 당시 3살이었던 윤상애 씨는 미국으로 입양됐었습니다.
상애 씨가 실종되자 가족들은 애타게 찾아 돌아다녔는데요.
이들은
남대문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고, 통금시간을 꽉 채워 아이를 찾는 전단지를 붙였습니다.
또한 서울에 있는 모든 보육원을 찾아갔지만, 아이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끝내 가족들은 상애 씨가 돌아오기만을 빌며, 기다리며 남대문시장에서 생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애타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상애 씨를 잃어버린 후 매일 술로 하루를 지새우다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아픔 속에서도, 가족들은 남대문에서 사라진 상애 씨를 혹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남대문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남대문시장에서 한복집을, 오라버니는 복권방을 열며 생업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의 만남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실종자 가족지원센터에서 ‘화상 통화’로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잊은 윤상애 씨는 통역의 도움을 받아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에 버려졌었다고 전해 들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었다. 쌍둥이 언니와 오빠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가족들은 “수원까지 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서울에서만 찾아다녔다. 우리는 절대 널 버리는 게 아니다”라며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이어 어머니 이응순 씨는 “너를 찾지 못했다면, 죽을 때도 눈을 감지 못했을 것”라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44년 만의 상봉은 비대면으로 이뤄졌지만, 가족의 사랑은 국경을 넘어서도 이어졌습니다.
윤상애 씨는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제도를 통해 재외공간에서 유전자 채취 후 친자관계가 확인된 최초 사례입니다.
윤 씨는 “처음 DNA가 일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결과를 마주하니 눈물이 났고, 너무 놀랐다”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친 어머니 이응순 씨는 “너무 좋고 꿈만 같다. 멀리 미국에 있는 줄 모르고 서울만 찾았다. 너무 행복하다. 한국 음식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다 해줄테니 말하라”라며 딸에게 전했습니다.
이에 딸 상애 씨는 “김치와 불고기 비빔밥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밝은 미소를 보였습니다.
가족들은 서로가 보이는 화면을 사진으로 남기며 따뜻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6년, 윤 씨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국내에 입국한 후 유전자를 채취했었습니다.
마침
2017년, 이 씨도 경찰서에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었습니다.
서로 간의 유전자 채취를 하는 마음과 실행이 결정적으로 되었는데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서 두 사람의 친자관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후 유전자 재 채취 과정을 거쳐, 서로의 친자관계가 일치한다는 감정이 최종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머니 이응순 씨는 “끝까지 딸 찾기를 포기하지 않아 기적이 일어난 것”라며 “다른 실종자 또한 희망이 됐으면 한다”라며 소회를 전했습니다.
윤 씨 또한 “어머니와 언니, 오빠를 찾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며 “앞으로 자주 연락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 상황이 진정이 되면 직접 상봉할 예정이라는데요.
김 경찰청장은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게 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장기 실종아동을 발견하기 위해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