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순 공격 포인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아야 합니다’
손흥민의 쐐기골은 중요했지만, 이 경기를 결정지은 건 메디슨의 선제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선제골마저 전부 손흥민의 순간적인 행동에서 비롯되었던 겁니다.

이제 토트넘의 시즌 종료까지 딱 11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오히려 손흥민은 더욱 기여를 올리며 프리미어리그를 씹어 먹고 있습니다.
이번 아스톤 빌라전은 챔스 진출을 위해서 꼭 이겨야 하는 운명의 대결이었습니다.
빌라는 토트넘보다 5점을 앞서 있었으나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토트넘이 이 경기를 잡아내면서 2점 차로 따라붙게 되었고 다음 풀럼 원정을 또 이겨내면 한 점 차로 따돌리면서 4위에 안착하게 되는 것이죠.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자신 커리어 최고의 골페이스를 쌓아나가고 있는 중이고 이번 경기에서도 한 개의 골과 두 개의 도움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왜 자신이 전성기가 끝나지 않는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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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스톤빌라 원정은 이번 시즌 수많은 빅클럽들을 수렁으로 빠뜨린 곳이고 맨시티마저 빌라의 홈에서 1대0으로 패배했을 만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홈구장이었는데요.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맨시티마저 고전한 아스톤빌라의 홈구장 빌라파크에서 손흥민이 무자비하게 상대 수비수들을 박살냈다는 건 ‘왜 이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후반기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받고 있는지 증명해 주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제 손흥민은 단순 공격 포인트로만 평가받고 있는 공격수가 아닌데요.

물론 기본적으로 골과 어시스트도 어떤 선수보다도 잘 쌓아가고 있는 중이나 수많은 전문가들은 3수 앞을 내다보는 손흥민의 축구 진흥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오프더볼 움직임에 손흥민은 널리고 널린 공격수와는 격이 다른 한 차원 위에 있는 선수라고 말하는 중입니다.

특히 오늘 경기를 본 프리미어리그의 전 레전드 출신 수비수는 “손흥민이 기록한 1개의 골과 2개의 도움, 선제골을 만들어냈던 단 한 번의 움직임이야말로 수많은 명장 감독들이 찾아 헤매던 것이다.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으로 만드는 플레이야 말로 이 선수가 왜 역대급 반열의 공격수인지를 설명해 준다”라고 말해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서 쌓은 1개의 골과 2개의 어시스트는 기본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한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어내는 장면에서 손흥민은 수비수들의 동선을 예의 주시하며 박스 안으로 깊게 침투하는 것을 멈추고 박스 바깥에 머물러 맨마킹을 떼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쿨로셉스키의 패스가 연결되자마자 이것을 또 바로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것도 대단했는데요.
최근 영국의 전문가는 손흥민이 자신만의 3초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모든 상황이나 동작을 3초 이내 혹은 원터치로 가져가며 질식 수비에서 벗어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손흥민이 다른 평범한 공격수처럼 한 번 더 공을 잡아놓으며 자신이 원하는 위치나 자세로 슛을 하려 했다면, 상대의 불락에 막힐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요.
그러나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어떤 위치든 어떤 자세에서든 곧바로 슈팅을 시도 전혀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의 경이로운 발목힘은 월드컵 우승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의 머리 상단을 지나치며 강력하게 골망에 꽂혔습니다.
세 번째 골이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서의 손흥민의 클래스를 팬들에게 상기시켜 주었다면, 나머지 2개의 어시스트는 왜 손흥민이 최근 유럽 최고의 패스마스터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상대의 페스미스를 유발시킨 후 공을 몰고 박스 안으로 진입하던 손흥민은 박스 부근에서 세 가지 선택지에 놓였습니다.
오른쪽의 쿨루셉스키에게 패스하느냐, 왼쪽의 존슨에게 패스하느냐 그리고 자신이 직접 슛을 때리느냐였죠.
세계 최고의 결정력을 지닌 손흥민이 직접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손흥민 앞에는 수비수가 각을 좁히고 서 있었고, 월드클래스 선수들은 이 상황에서 더 골에 가까운 선택지를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마크가 없는 왼쪽의 존슨 혹은 반대편의 쿨루셉에게 패스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일 텐데요.
그 누구에게 연결되었던 결정적인 찬스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쿨루셉스키는 기본적으로 속도가 느리고 왼발 의존도가 강한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오른쪽으로 연결한다면, 쿨루셉스키는 왼발 각도를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동작들을 가져갈 수도 있고 속도마저 느리기 때문에 빠르게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마르티네즈 골키퍼에 가로막힐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손흥민은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상대 위치와 동료들의 특성까지 파악하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손흥민은 뒤에서 속도가 붙은 채 달려오는 브레넌 존슨에게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첫 번째 어시스트가 손흥민의 공간 지각 능력을 느낄 수 있던 장면이었다면, 두 번째 어시스트는 드리블러와 패서로서의 두 가지 진면목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는데요.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가볍게 공을 잡아놓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기어를 올려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며 수비수 2명을 전부 따돌렸습니다.
게다가 손흥민은 드리블 도중 고개를 좌우로 돌려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여유까지 갖췄는데요.
손흥민의 눈에는 곧바로 안쪽으로 파고드는 베르너가 보였고 여기서 왼발로 발 앞에 딱 떨어지는 정교한 패스를 연결하며 팀의 네 번째 골을 도왔습니다.
게다가 손흥민은 최근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리며 침울해 있는 베르너를 위해 등을 팬들에게 떠밀며 함성을 한 몸에 받게 자신감을 살려주는 주장으로서의 품격까지 보여줬는데요.
이 세계의 장면들만 보아도 우리는 손흥민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나, 영국의 전 레전드 수비수는 선제골 장면에서의 손흥민의 움직임이야말로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가장 위대한 플레이라고 평했습니다.
사실 전반전까지 토트넘은 굉장히 답답한 경기를 하며 끌려다니고 있었는데, 바로 이 선제골이 터진 이후로 물골이 트이며 볼이 펑펑 터지기 시작한 것인데요.
계속되는 압박 수비에 공히 최전방까지 연결되지 못하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손흥민은 공격수로서의 본분까지 내팽겨치며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옵니다.
후속 인터뷰에 따르면 이것은 감독의 추가적인 지시가 아니었고 오로지 손흥민의 독단적인 판단하에 내린 선택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바로 이 단 한 번의 움직임이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교활한 전술가라고 불리는 에메리는 이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굉장히 타이트한 맨마킹 수비수들을 전담시켜 놓고 있었는데, 그들은 손흥민이 어디로 이동하든지 지옥 끝까지 따라붙겠다는 기세로 경기 내내 손흥민 옆에 찰싹 붙어 있었습니다.
손흥민에게 따라붙은 센터백은 17번 랑글레로 한때는 토트넘에서 같이 뛰었기도 했던 동료였습니다.
랑글레는 파이브 백 중 가장 중앙의 위치에서 출전했을 만큼 그는 수비리딩을 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었으나, 이 리덕격인 센터백이 손흥민의 움직임에 이끌려 하프라인 아래까지 딸려 나온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경기 중 처음으로 빌라의 뒷공간이 열리자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사르는 속도를 붙이면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정교한 크로스를 메디슨에게 연결해 주며 선제골이 터질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기에 전 레전드 수비수는 사실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서 관여한 건 쐐기골이 아니라 사실상 4골 전부라고 말하며, 그의 영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주장다운 겸손한 인터뷰를 이번 활약상에 대한 소감을 밝혔는데요.
“오늘 아스톤 빌라는 강한 상대였고 우리만의 축구가 필요했다. 승패를 떠나서 팀 동료들이 훈련장에서 붙어 전술을 익히기 위해 고생했다. 원하는 위치로 움직여주니 나 또한 패스를 건네주기 편했다. 이타적인 플레이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부른다. 내 골보다도 베르너와 존슨의 골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말하며 역시나 최고의 주장답게 선수들을 먼저 챙기는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손흥민은 현재 14골 8개 도움으로 벌써 공격 포인트 22개를 올리고 있는데, 자신 선수 커리어 통틀어서도 이런 무지막지한 페이스는 쉽게 보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보통 다른 선수들은 손흥민의 나이쯤 되면 신체 기량이 하락하고는 하는데, 오히려 전 시즌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네요.
이제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플럼입니다.
연이은 원정 경기이기 때문에 꽤나 험난한 일정이 되겠으나 현재 손흥민의 퍼포먼스라면 어떤 상대를 만나도 두려울 게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