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이렇게 많이 컸구나…” 38년 전 잃어버린 아들의 얼굴을 보자 아버지가 건낸 첫 마디 그리고 보인 눈물에 모두가 오열했습니다.

3살 때 잃어버린 아들을 38년 만에 다시 재회한 부모.

이 부모는 38년이란

긴 세월을 떨어져 있었음에도 아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손을 꼭 붙잡았고,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으시던 아버지도 아들을 마주하고는 바로 눈물을 떨어뜨렸습니다.

아들을 잃어버렸던 그 순간의 감정이 벅차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2019년 1월 30일, 감동적인 재회가 있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대구지방경찰청 장기 실종수사팀의 도움으로 1982년 4월 미국으로 입양됐던 김태형(39) 씨가 부모를 다시 만났습니다.

대구지방경찰청 장기 실종수사팀의 수사로 가족의 끈이 연결된 것인데요.

아버지 김진호(61) 씨는 아들 태형이와 헤어졌던 1981년 12월 20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김 씨는 지인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대구예식장을 찾았었는데요.

 

그러나

김 씨는 결혼식장 안 수많은 인파 속에서 태형 씨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김 씨는 30여 년 동안 후회하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던 하루라는데요.

부모는 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구 백백합보육원에 있었던 태형 씨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미국으로 입양됐고, 결국 이들은 멀어져 갔습니다.

 

 

장기

실종수사팀은 2017년 8월에 사건을 원점으로 돌리고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수사팀은 백백합보육원의 협조로 성은 다르지만, ‘한태형’라는 입소 카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태형 씨의 주머니에 있던 이름과 생일이 적혀있는 쪽지 또한 발견됐는데요.

경찰이 보여준 카드를 본 아버지 김 씨는 자신의 자식임이 맞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쪽지는 지인이 사주를 보기 위해 건넸던 종이라며 상세하게 증언했습니다.

 

이어 경찰은 대한사회복지회에 입양기록을 받았고, 태형 씨가 미국 펜실베니아의 한 부부에게 입양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태형 씨를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관계 기관인

입양원, 해외입양인연대 등의 도움을 받아 양부모 주소로 우편을 발송했지만, 전부 반송되고 말았습니다.

끝없는 노력 속에서 좌절 중인 그때, 미국 내 입양인의 협조로 양부를 확인했고, 태형 씨와의 연락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친부모가 태형 씨를 애타게 찾고 있다며 태형 씨에게 사실을 말했고, 친자확인 DNA 검사 결과도 알렸습니다.

통역의 도움을 받은 태형 씨는 “16살 때 친부모를 찾아 나섰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고, 20여 년 동안 친부모가 나를 버린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며 그동안의 아픔을 전했습니다.

 

이어

“부모가 나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너무 벅찼다. 양부모 또한 한국에 함께한다 했고, 함께 기뻐해 줬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웃음을 드러냈습니다.

아버지 김 씨 또한 “아들 소식을 듣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왔다. 이번 설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제사도 지내고, 여행도 가겠다”라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태형 씨는 가족들과 일주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고,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다행히도, 태형 씨가 서울 경희대에서 1년 과정의 한국어 수업을 받아 부모와 계속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들이 앞으로도 자주 만나며, 함께하는 시간을 오래했으면 좋겠습니다.